솔직히 말씀드리면 비밀은,

생활 속에서 틈틈이 '영어 두뇌 만들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게 다입니다.

4. 구체적인 방법/b. 구체적인 실천 방법

영어 잘 하는 방법 - 발음, 성조, 엑센트 바꾸기

박승균 2011. 12. 22. 20:41

여러분들이 영어 듣기를 충분히 하셨고, 읽기도 충분히 하셨으며, 말하기 연습을 진행하고 계신다면 이 글을 계속 읽으셔도 좋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 글을 읽지 마시고, 기본적인 듣기와 읽기를 우선 먼저 충분히 해주세요. 이번 글에 발음을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음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영어로 말을 하면 우리나라 음가를 이용한 영어 발음이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이 모국어의 발음 소리와 유사한 소리로 영어를 발음하게 되는 현상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외국인들도 그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예 못알아들을 정도로 발음을 다르게 하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만 발음 자체가 우리나라 말소리와 유사하다는 점은 의사소통에 제약이 되지 않습니다.

발음 그 자체가 나쁘다는 사실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고, 상대방이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내가 말을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서 외국어 실력은 충분한 것입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웃고 떠들기 위해 우리는 영어를 배우는 것이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을 목표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시통역, 경영 컨설팅, 언론계, 출판계, 법조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확한 영어 구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의 정확도가 중요하지 않은 분야에서 일을 하시거나 공부를 하시는 분들은, 스스로의 영어 발음이 원어민 영어 발음과 다르다고 해서 너무 신경쓰거나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하는 일에 집중하시고, 의사소통에 집중하시고, 하루하루 듣기와 읽기를 병행하며 언어 감각을 계속 길러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음이 좋아지기 위한 전제조건
발음이 좋아지려면 영어를 많이 들어봐야 합니다. 제가 영어 듣기를 하면서 여러분들께 목표를 설정하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 목표는 '소리에 집중하기'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고, 이동 중에 각종 podcasts나 audiobooks를 들으면서 여러분들은 소리 그 자체에 집중해오셨으리라 믿습니다. 소리에 집중을 하며 이야기를 듣다보면 소리 그 자체에 익숙해집니다. 사람은 들어본 경험이 있는 말에 대해 사람은 발음해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 구사는 타인의 언어 구사를 모방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기능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말을 하며 발음이 정확한 이유는, 우리나라 말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정확한 발음으로 간주되고, 어떤 소리가 사람들이 사용하기 꺼려하는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발음이 좋아지기 위한 전제조건은 듣기입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

1. 책 읽기
글을 읽으면서 자신이 읽기에 부담이 없는 속도로 천천히 읽어주세요. 어떤 언어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언어 학습자의 나이가 20살이 넘어간다 할지라도 소리내어 잠자기 전에 하루 20분씩 글을 읽는 것을 3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발음은 좋아진다고 합니다.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를 글에서 만난다면 억지로 읽지는 마세요. 발음CD가 따로 담겨있는 영어사전을 통해서 발음을 확인하고 읽기 바랍니다. 전자사전의 영어 발음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실제 영어 발음과 전자사전의 발음은 제가 느끼기에 다른 듯 합니다.

스스로의 발음을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면 부끄럽긴 합니다만, 평소때 드라마나 영화 속의 영어 발음과 나의 발음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대번에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앞서도 밝혔지만, 저는 한창 미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던 시절에 어느 순간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어느 새인가 저도 모르게 영어로 된 글자들을 보면 제가 보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이 이 활자들을 발음했을 때 어떤 소리가 될 것인지 머릿속으로 연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부터 책 읽는 속도가 약간 빨라졌고, 발음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분들이나, 외국에서 거주하셨던 분들에 비교하면 책 읽는 속도가 무척 느리고, 발음이 나쁩니다.) 드라마나 영화만 열심히 보는 것만으로도 읽기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이 가능합니다. 책을 읽으며 발음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드라마나 영화 시청에 대해 시간 할애를 매일 매일 꾸준히 하셔서, 읽기 실력을 자기도 모르게 자동으로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2. 발음 연습하기
올바른 소리를 안다면 특정 소리에 대한 연습을 따로 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교재를 2가지 추천해드리겠습니다. "Lose your accent in 28 days." 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가 보면서 연습했던 책중에 하나인데 발음 연습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저는 듣기도 많이 듣고, 동화책도 많이 읽고, 사람들하고 대화도 편안하게 나눌 수 있게 된 후에 이 책을 접했습니다. 영어에 대한 언어 감각을 충분히 형성해 놓은 상태에서 발음만 살짝 고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들도 영어가 충분히 자신의 언어로 자리잡고 난 후에 발음을 연습하시기를 권합니다.

또다른 교재는 "American accent training"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발음에 대해서라기 보다는 accent 그 자체에 대해 연습하기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말의 높낮이 조절을 하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사실 발음이 조금 나쁘더라도, 높낮이를 잘 맞추고, 중요한 단어는 조금 큰 목소리로 천천히 발음하는 것으로도 상대방에게 전달력이 정말 높아집니다. 높낮이를 잘 맞추고, 중요한 단어를 강조하며 발음하는 것으로 발음이 좋게 들리게끔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소리에 존재하지 않는 소리가 영어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신경을 써준다면 발음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영어 소리에는 존재하지만 우리나라 말소리에 존재하지 않는 발음 몇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change 의 g 소리나 verge의 g 소리입니다. 이 소리는 영어에는 있는데, 우리나라 말에는 없습니다. 이 소리가 우리나라 말소리에는 없다보니 한국식 발음으로는 그냥 ㅈ 소리를 발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hange 의 g 소리나 verge의 g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 지 천천히 연구해보시고 연습해보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Asia 에서 s 부분도 change 의 g 소리나 verge의 g 소리와 같은 소리가 납니다. 우리나라 말에 없는 소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출신의 많은 학생들이 s 소리 비슷하게 Asia의 s 발음을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Asia의 s 소리는 s 소리라기 보다는 change 의 g 소리나 verge의 g 소리또는 college의 g 소리와 같습니다. 알파벳 철자가 s이지만 s와 관계없는 소리를 내야 하는 것입니다. age의 g도 같은 소리 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asia라는 발음을 어떻게 하는지 한번 유심히 들어보세요.  

둘째, 'This is my thesis.'에서 this의 th와 thesis의 th가 다릅니다. 사실 저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몰라서 대충 소리만 흉내내는 편입니다. 앞의 th는 좀 편안하게 하고, 두번째 th를 좀 쎄게 발음한다고 해야할까요? 저는 사실 잘 구분을 못합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이 두 소리는 우리나라 말소리에 없는 소리이며 두 소리는 분명 다르게 내는 소리입니다.

셋째, 모음의 경우 우리나라 모음의 발음은 첫발음과 끝나는 발음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영어 모음은 첫발음과 끝나는 발음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모음의 발음이 발음하면서 달라지는 경우의 예는 two, campus, code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발음에 익숙하신 분들은 two의 o 부분, campus의 a부분, code의 o 부분의 발음을 처음 발음과 끝 발음이 동일하게 발음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유심히 들어보세요. 입모양의 변화를 거쳐가는 모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그 발견이 이뤄지는 순간, 여러분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영어의 소리에 대한 기억들도 달라지고, 발음도 달라집니다. 발음을 고치기 위해서는 소리를 알아야 합니다.


3. 외국인 친구로부터 발음에 대해 지적받고 고치기
저는 우리나라 국적이 아닌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면 제가 먼저 부탁을 합니다. '영어 표현이 별로이거나 발음이 너희와 다르면 내게 말을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렇게 부탁을 하지 않는다면, 외국인들은 우리의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라서 영어를 틀리게 쓰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를 존중하기 위해 우리의 말을 고쳐주지 않습니다. 고쳐달라고 말을 해놓으면 고쳐줍니다.

예를 들어, natural의 첫번째 모음과 nature의 첫번째 모음의 소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저는 다른 친구가 지적해줘서 알게 됐습니다. 모국어로 영어를 배운 것이 아니기에 항상 스스로가 틀리게 발음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모국어로 영어를 쓰는 친구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순식간에 틀린 발음을 잡아내줍니다.

외국에 거주하시거나 공부하시는 분들께는 이 방법을 실행하기 편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거주하면서 외국인 친구가 없으신 분들께서는 차선책으로 영어사전의 발음 disc를 꼭 들으시고, 평소때 듣기를 많이 하세요. 내용에 집중하지 말고, 소리에만 열심히 집중하다보면 평소때 익숙하게 쓰는 말인데도 나 혼자 다르게 발음해왔음을 발견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발음이 안바뀌는 분들께
발음이나 엑센트가 잘 안바뀌는 분들이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억지로 바꾸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예 영어 발음을 원래 영어와 다르게 발음하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만, 상대방에게 나의 뜻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의 발음과 엑센트면 그것으로 말하기 실력은 충분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만 살아오고, 영어에 대한 언어 감각을 키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엑센트가 짧은 순간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엑센트는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유럽인과 아시아인, 아프리카인들은 모국어의 엑센트를 담아서 영어를 발음합니다. 심지어 미국 사람들과 영국 사람들도 고향에서 쓰던 엑센트를 담아서 영어를 발음합니다. 엑센트는 자신의 뿌리를 나타내고, 출신 지역을 나타내며, 글로벌 사회에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수리적 사고에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엑센트를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HP의 디자이너가 인도 엑센트로 CNN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Black Swan'이라는 영화에서 발레 코치는 프랑스 엑센트로 영어를 하며 특유의 정서와 분위기를 담아냅니다. 엑센트가 고쳐지지 않는 분들은 별로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엑센트가 있든 없든 간에 스스로가 가진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서 세계 시장에 진출하시면 됩니다. 전문성과 노하우가 없으면 꿈만 갖고 그냥 뛰어드셔도 됩니다. 하여튼 엑센트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의사 전달을 잘 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잘 경청할 수 있는 정도의 영어 실력만 갖고 있으면, 우리가 살면서 우리 인생에 발목 잡힐 정도는 아닙니다. 엑센트를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며 살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 고민하시면 됩니다. 엑센트가 안바뀌는 분들은 너무 걱정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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