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 비밀은,

생활 속에서 틈틈이 '영어 두뇌 만들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게 다입니다.

7. 닫는 글

마무리

박승균 2012. 1. 4. 18:36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합니다. 외국에 살다 오신 분이나, 유학을 다녀오신 분들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영어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제게 필요한 수준 만큼 영어를 스스로의 힘으로 배웠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배웠지만, 충분히 언어 감각을 형성할 수 있었고, 영어때문에 제가 능력 발휘를 못하는 상황은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답답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할 때에는 제 마음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영어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영어를 어떻게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배우고 싶었던 영어는 중고등학교 영어 수업, 수능 공부, 토플 공부 등의 영어는 아니었습니다. 영어는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고 어렴풋이 느꼈지만, 학교를 다니고 통과해야만 하는 시험들을 치뤄오며 어쩔 수 없이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으로 영어를 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영어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잘 나누고 싶었습니다. 영어로 된 잡지나 신문을 번역본을 통하지 않고 읽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은 원래 잘 하는 듯 보였고, 영어를 못하는 친구들은 영어를 포기하거나 회피하는 식으로 영어를 대했습니다.

저는 영어를 회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외국 나가서 영어를 배워올 형편은 안됐습니다. 대학생에게 무슨 돈이 있겠습니까. 나갔다 오면 영어를 잘 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비용을 부탁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영미권에 영어를 배우러 다녀와서 영어를 갑자기 잘 하는 경우를 저는 못봤습니다. (제 앞에서 실력을 보일 기회가 없어서 제가 이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가는 것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는 잘 해야겠는데 방법은 없고, 주변에는 영어 잘 하는 사람들만 눈에 보이는 날이 하루하루 지속됐습니다. 매일매일 가슴 속에 영어를 잘 해야겠다는 의욕이 불타올랐습니다.

외국에 나가든 안나가든, 언어 감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책과 논문, 각종 자료 등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어 감각을 키우는 활동을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 남들이 인턴, 봉사활동, 공모전 등 커리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때 저는 과감히 휴학을 하고 제가 생각했던 방법들을 실천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제 방법대로 영어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에 대해 지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였습니다. 그때 저를 지지해준 사람들이 너무 소수였습니다만, 그들 덕분에 힘을 얻고 열심히 '영어 소리 들으려 노력하기'부터 시작했습니다.

남들 스펙쌓기에 바쁜데, 저는 토익이나 토플도 아닌, 드라마보고 동화책보는 활동을 하기 위해 대학을 한학기 휴학을 했습니다. 저를 걱정했던 한 친구는 드라마보고 동화책을 읽지 말고, 토익이나 토플 공부를 하라고 권했습니다. 토익이나 토플을 하면 실력이 늘지 않더라도, 점수는 남기 때문이랍니다. 드라마나 동화책을 보느라 한학기를 보내고 나서 영어 실력이 늘지 않으면, 그 아까운 몇개월을 허비한 것과 다름없지 않냐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때 그 친구는 진심으로 저를 걱정해서 했던 말이었고, 그 진심을 저는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과감히 휴학을 하고, 드라마를 시청하고 동화책을 읽으며 몇 달을 보냈습니다. 좋아하던 음악도 끊고, 영어만 듣기 시작했습니다. podcasts를 좀 더 편하게 듣기 위해 iPod touch도 일부러 거금을 들여 샀습니다.

애초에 저는 다른 게임을 펼쳐야 했습니다. 군 전역 후 20대 중반에 영어 배우기를 시작해야 했고, 해외에 나갈 금전적 여유는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처럼 영어를 배우러 영미권 국가에 몇달을 나가 있거나, 영어 학원에 열심히 다니는 식으로 영어를 배우는 방법에는 많은 위험 요소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과감히 휴학을 하고, 영어 공부를 하기 보다는 그냥 드라마를 틀어놓고 소리 듣기에 집중 했습니다. 어려운 책은 쳐다도 안보고, 동화책만 주구 장창 읽었습니다. 어려운 책보다 영어 동화책이 더 저렴하고, 더 좋은 영어 표현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책을 봐야지 영어 공부가 된다는 인식이 은연 중에 퍼져있는 듯 합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쉬운 영어 동화책보다는 어려운 영어 공부책이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뛰어들면 edge가 생기지 않습니다. 영어 학원에 다니고, 어려운 영어 책을 공부하면, 기존 패러다임을 맹목적으로 따라잡기 위한 활동 뿐이 되지 않습니다. 맹목적으로 무작정 시작하면 영어를 배울 수 없습니다. 영어 배우는 것에 대한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본질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생각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어 잘 배우는 방법과 실제로 영어를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에는 분명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영어를 못해서 힘든 시간을 가지시는 분들이 어딘 가에는 분명히 계실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 고생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면, 어떻게든 그 분들에게 제 방법들을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영어 때문에 고생하는 시간을 줄여드리고 싶고, 방법을 몰라서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들을 제가 해결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쓰게 됐습니다.

영어는 영어를 배울 수 있었던 환경에서 자라났던 소수의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배울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영어입니다. 제가 너무너무 여러분들께 나눠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됐습니다. 단 한 분이라도 제 블로그를 보시고 1~2년간 꾸준히 실행하셔서 영어를 잘 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쓴 글 덕분에 단 한 분이라도 영어 때문에 발목 안잡히시고, 더 행복하시고 더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승균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