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 비밀은,

생활 속에서 틈틈이 '영어 두뇌 만들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게 다입니다.

8. 틈틈이 올리는 글

a syllable or syllables

박승균 2012. 3. 31. 13:33



오늘은 영어 듣기나 말하기를 잘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에 대해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syllable입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 위키피디아에서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yllable)

A syllable is a unit of organization for a sequence of speech sounds. For example, the word water is composed of two syllables: wa and ter.

syllable이 뭔지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안가도 괜찮습니다.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 그런데 예시는 잘 나와있습니다. 예를 들어 water 라는 단어는 wa ter  두 개의 syllable로 이뤄져있다고 합니다.

syllable이라는 말을 우리나라에서는 음절이라고 부릅니다.

소리 덩어리 하나 하나를 가리켜서 syllable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한창 많이 시청하던 도중 어느 순간 발견하게 됐습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단어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등장인물들이 "How many syllables in this word?" 이런 식으로 질문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진행중 발생했던 단순한 질문이었는데도 이 질문이 제게 상당히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어느 순간 저는 같은 영어 단어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음절 개수와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음절 개수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film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 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필름'으로 소리가 인식되고, 이것은 두 음절 단어입니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film이 한 음절 소리입니다. film은 모음 하나만 사용하고도 충분히 발음할 수 있는 한 음절짜리 단어인 것입니다.


제가 음절을 구분하며 발음할때 어려웠던 단어는 change와 finished였습니다.

change는 미국 말로 치면 한 음절짜리 단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 말 만을 사용하며 살아온 순수 한국인에게 change라는 단어는 '체인지'로 소리가 인식되어 있고 세 음절 짜리 단어로 존재합니다.

finished는 미국 말로 치면 두 음절짜리 단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 말 만을 사용하며 살아온 순수 한국인에게 finished라는 단어는 (대략적으로 표기하자면) '피니쉿' 또는 '피니시트'로 소리가 인식되어 있고 모음이 세개 짜리로 보이기 때문에 세 음절 짜리 또는 마지막 d소리가 하나의 음절을 차지한다면 네 음절 짜리 단어로 존재합니다.


영어 듣기가 안들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소리가 3개 음절에 걸쳐서 들릴것으로 생각하는 단어가 1개 음절에 걸쳐서 발음되고,

소리가 3~4개 음절에 걸쳐서 들릴것으로 생각하는 단어가 2개 음절에 걸쳐서 발음된다면,

우리나라말 만을 접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영어가 잘 들릴까요 ?

뜻도 알고 책으로 봐도 알아볼 수 있는 단어를 일상 대화에서 듣거나 영화에서 들으면 들리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소리를 듣고도, 각자의 모국어에 따라 음절 개수를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서 글에서, 영어를 잘 배우기 위해 단어 의미를 많이 알고 있으면 오히려 나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뜻도 모르고 소리에만 집중하며 영어를 접하는 것이 처음 배울 때에는 좋은 접근 방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나라 언어를 바탕으로 영어 단어의 소리와 의미를 많이 아는 것이 여러분들의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 얼마나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지에 대해 이제 여러분들도 감을 잡으실 수 있으실 듯 합니다.


영어로 말을 하실 때

음절 개수를 다르게 해서 영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영어 발음이 확 달라지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음절 개수를 미국말이나 영국말 기준으로 팍팍 줄여서 발음을 몇 번 해보다 보면 왜 간단한 단어조차 원어민의 발음이 안들렸었는지 스스로 깨닫는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 언어로 길게 쓰이는 외래어가 영어 기준에서는 무척이나 짧은 단어이기 때문에 우리는 영어가 빠르게 후루룩 지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천천히 여러개의 음절에 걸쳐서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해오고 있던 상황에서, 한 두개의 음절에 걸쳐서 실제로 소리가 나오면 우리의 두뇌는 그 소리의 패턴을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고 쓰임새도 잘 알고 있었던 단어일지라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음절 개수가 생각보다 적었다는 것을 발견하면 발견할 수록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우리가 구현해내고 싶은 영어 소리'가 무의식중에 서서히 바뀌어 나갑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드라마와 영화를 접하고 일상 대화를 접하면서 서서히 우리 머릿 속에 영어 소리 기준의 음절 수가 자리잡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여러분께서는 음절에 생각을 하기 전과 음절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이후의 영어 실력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나라말, 중국말, 일본말 등 동아시아 3개국 언어는 음절을 인식하는 요소가 아주 유사합니다. 중국어와 일본어의 뜻은 모르면서도 우리가 들었을때 대체로 소리가 잘 들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문법체계나 말의 쓰임새가 다르더라도 음절을 비슷하게 인식하고 비슷한 음가를 이용하여 소리를 내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어, 일본어를 서양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배웁니다.


한동안 언론에 제2의 교복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브랜드 명칭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우리나라 말로 이 브랜드는 5개 음절로 이뤄졌지만, 미국말이나 영국말로는 2개 음절로 이뤄져 있습니다. 한번 발음해 보세요. 우리나라 말로 '노', '스', '페','이','스' 이렇게 다섯 글자이고 영어로는 'north' 'face' 두 글자입니다. 다섯 글자로 인식하고 있을 때와 두 글자로 인식하고 있을 때 발음이 확 달라지는 것을 여러분 스스로도 느끼십니까? 음절 개수 인식 차이라는 단 하나의 요소 만으로도 앞으로 여러분께서 경험하게 될 영어 듣기와 영어 말하기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